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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 서버/ 엔지니어 "게임 개발자"를 향한 매일의 공부일지
게임 개발자로서의 나의 꿈 - 웹툰작가에서 게임 개발자로 전환하다! 본문
이 글 하나만 남겨두고 지난 두달 반 동안 기록했던 67편을 모두 삭제했다. 내가 정성껏 썼던 글을 삭제하려니 섭섭하기도 하지만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고 흐뭇하다.
얼마전 어떤 강사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은 원래 그림을 그려셨던 분이셨다. 나도 전에 그림을 그리다가 왔다고 하니 정말 특이한 케이스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정말 힘들었을텐데 하며 내 마음을 알아주는 분을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자 예술가의 자질을 많이 갖고 있는 내게 개발자는 내 성향과 정말 반대되는 일이다. 이 직군은 다소 절제되고 규율적인 업무를 요구하기에 규칙과는 거리가 먼 내겐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했다.
게임 개발자로 살아갔던 지난 8개월 동안 무엇을 해왔을까 생각해보니.. 내게 맞지 않았던 이 옷을 맞추는 작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
난 솔직히 게임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 알고 있는 게임도 채 10개가 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와 중1~2학년 때까지만 해도 게임을 나름 좋아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게임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살아가게 되었다.
동생이 게임 중독에 빠져서 집안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되었기에 게임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혐오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가출을 하던 동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섬뜩할 정도로 무서웠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칼부림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매일 밤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런 청소년기와 20대 초중반을 보내고 나니 난 게임이라면 혐오감이 들 정도로 매우 싫어하게 되었다.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게 없었던 부모님의 유일한 희망은 내가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러한 부모님의 기대에 만족시키기 위해서 지난 십수년 동안 게임을 멀리했었다.
멈출 수 없는 게임 개발자를 향한 꿈
어느날 게임 개발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를 보았는데 드라마 속에 나오는 메타버스 세계를 내가 진짜로 만들어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 꿈은 몇 년의 시간이 흘러도 계속되었고, 그러한 꿈을 담아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다.
그때 한참 창업 교육을 받고 준비할 무렵이었는데 담당자와 여러 사람들에게 사업 아이디어는 참 좋은데 이게 진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 방면으로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해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때가 작년 8월 무렵이었다. 사실 난 웹툰작가를 꿈꾸면서 1년이 넘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그림은 열심히 그리지 않고 몇 달 쉬기도 했으나 한번 내가 집중해서 그리면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굉장히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었다.
부모님도 내게 그림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며 이쪽으로 계속 나가기를 바라셨고 원고 제의도 몇 번 들어와서 난 그림책 작가와 웹툰작가를 하기로 길을 정했었다.
이와 병행하며 메타버스 교육을 듣다 보니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는 게임 관련 학원이 없어서 광주에 와서 학원 상담도 여러번 받으며 진로를 정했다. 마침내 난 웹툰과 일러스트를 중단하고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8개월 전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웹툰작가와 개발자 사이에서 갈등하며
이러한 선택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일주일 안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웹툰작가님께 상담을 했을 때 그분께서는 반대를 많이 하셨다.
작가님 주변에는 게임 개발자들도 몇 분 계셨는데, 나의 성향상 개발자는 맞지 않을 것이며 수학을 좋아한다면 모를까 내게는 힘들 거라는 거였다. 개발을 공부했던 동생에게 개발자 어떻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때 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나는 또래의 여자들에 비해 컴퓨터를 못하는 편은 아니니 공부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찾아보면서 고치기도 하고 부모님은 잘 안되면 나를 불러 해결해달라고 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귀찮아서 모른다고 할 때도 많았지만 컴퓨터를 다루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느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입문하고 내가 얼마나 또래에 비해 실력이 미달되고 못하는 사람인지 정말 뼈져리게 느꼈다. 수업은 도무지 따라갈 수 없었고 프로그램을 다루는 게 남들보다 많이 느렸고, 자질도 부족해보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정말 기적이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번도 어떤 일을 3개월 이상 버텨본 역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그림을 그릴 때는 잘 안그려져서 화가 나거나 슬퍼서 눈물이 났던 적은 없었는데 프로그래밍과 게임 개발을 할 때는 그런 일이 너무나 많았다. 컴퓨터를 부시고 싶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내가 게임 개발에는 도무지 재능이 없다고 느껴질 때면 다시 웹툰작가의 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 두 가지 길 사이에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다.
진짜로 내 생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걸로 평생 먹고 살고 싶지는 않았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꿈도 야망도 커서 큰 사업을 하고 싶은 내게 작가로서의 직업에는 결코 안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나의 포부를 만족시키기에 게임 개발자만한 직업은 없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난 게임을 하는 것이 두렵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게임을 못하는 개발자이지만, 언젠가 다시 즐기며 좋아하게 될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요리사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이지 음식을 먹는 사람은 아니듯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게임 개발자에게 실이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게임을 놀이보다는 업무나 학습의 요소로 바라보기 때문에 쾌락적인 부분에 빠질 일이 없어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게임을 해본 적이 거의 없기에 오히려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어른들보다 더 창의적인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난 지금의 선택에 정말 감사하고 만족하고 있다. 사람은 인생에서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게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웹툰 작가에서 게임 개발자로 방향을 틀게 된 선택이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찾아온 엄청난 기회라고
이 글을 쓴지 어느덧 네 달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두달 반이 넘도록 60편이 넘게 썼던 모든 글을 삭제하고 이 글 하나만 남겨두었다. 지금도 역시 난 게임 개발자로서의 꿈이 여전하다는 것, 하나도 변치 않았고 GCC 사관학교를 거쳐 인공지능 사관학교에서 공부한 후로 오히려 더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이 커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지금은 인공지능을 공부하며 게임 개발자의 꿈을 잠시 미뤄두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두 달의 시간 동안 난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티스토리에 하나 더 있던 블로그를 오늘 모두 정리하고 글을 모두 삭제했다. 이젠 구구절절 나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 그냥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하고 싶다. 자기계발서, 소설책보다는 이젠 개발서를 읽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신이 난다. 1년 사이에 난 정말 놀랍게 변화된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지금은 코딩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훨씬 더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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